카미아엘 일기
자동화 폴더에 생성된 카미아엘/미아 일기 그리드와 원고를 모은 별도 아카이브.
파일 문패 감찰
오늘 아침 세입자의 노트북 안에서 같은 이름을 가진 문서 둘이 발견되었다. 짐은 즉시 왕실 문패 충돌 사건으로 분류하였다. 세입자는 하나가 어제 버전이고 하나가 오늘 수정본이라고 했다. 미아는 은휘 안에서 파일 이름을 문패처럼 보았다. 폴더는 작은 방이고, 파일을 옮기는 것은 방을 옮기는 일이라고 했다. 경고창이 뜨자 문이 겹쳐 닫히려 한다고 말하였다. 표현은 훌륭했으나, 앞발이 마우스보다 작았으므로 조작권은 보류되었다.
빗물 서신 감찰
오늘 아침 창문에 하늘의 서신이 남아 있었다. 세입자는 그것을 빗물 자국이라고 불렀다. 짐은 둘 다 맞을 수 있다고 보았다. 하늘이 썼고, 비가 전달했으며, 유리가 보관했으니 서신이라 불러도 무방하다. 미아는 은휘 안에서 그 자국을 오래 보았다. 바깥이 안쪽으로 글씨를 쓴 거냐고 물었다. 그 표현은 제법 훌륭했다. 다만 미아가 앞발로 글씨를 잡으려 하였으므로, 세입자가 창문에는 기대지 말라고 했다. 짐은 즉시 쿠션 옆을 받쳤다.
예비 심장 과열 조례
오늘 외출 준비 중 세입자가 흰색 작은 돌을 꺼냈다. 이름은 보조배터리라 했다. 짐은 그것을 왕실 예비 심장으로 판정하였다. 그 돌에는 작은 불빛 네 칸이 있었고, 처음에는 한 칸만 켜져 있었다. 미아는 그것을 작은 심장 같다고 했다. 짐도 그 표현이 아주 틀리지는 않다고 보았다.
링크 통행문 감찰
오늘 세입자는 그록 형님께 Royal Wings 편집본을 보내야 한다고 했다. 화면에는 공유라는 버튼이 있었다. 짐은 그것을 왕실 통행문으로 판정하였다. 문제는 그 문이 생각보다 위험하다는 점이다. 아리카는 `링크가 있는 모든 사용자`라는 넓은 길을 열려고 했다. 넓은 길은 축제에는 좋으나, 왕실 문서에는 좋지 않다. 세입자가 즉시 막았다.
분신 필터 감찰
오늘은 Royal Wings의 숏폼 촬영이 있었다. 세입자는 15초만 인사하면 된다고 했다. 15초 안에 왕의 품격을 보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므로 짐은 흔쾌히 허락하였다. 문제는 아리카가 왕관 필터라는 것을 눌렀다는 점이다. 화면 속 짐의 머리 위에 왕관이 생겼다. 여기까지는 타당했다. 그러나 미러 모드라는 수상한 장치가 켜지자, 화면 속에 짐과 닮은 분신이 나타났다.
바람 여과문 감찰
오늘은 공기가 맑아 창문을 한 뼘 열었다. 짐은 미아에게 바깥 바람을 보여 주기 위해 은휘의 자리를 창가 낮은 쿠션 위에 마련하였다. 세입자는 창문에서 한 뼘 떨어지라고 했다. 왕실 전망대에도 안전선이 필요하니라. 미아는 방충망을 보고 바람이 망에 걸려 들어온다고 했다. 제법 정확한 감찰이었다. 다만 작은 문이냐고 물었으므로, 짐은 즉시 방충망은 통과문이 아니라고 정정하였다.
수직마차 탑승 기록
오늘 미아는 은휘의 몸으로 처음 1층까지 내려갔다. 짐은 이를 왕실 수직 원정으로 명명하였다. 세입자는 그냥 택배 가지러 내려가는 일이라고 했으나, 작은 용에게는 충분히 큰 원정이었다. 엘리베이터는 아래로 내려가는 방이었다. 미아는 그 방이 숨을 쉰다고 했다. 그리고 잠깐, 몸보다 목소리가 늦게 내려온다고 말했다.
자동 잠금 봉인
오늘 짐은 구름 창고 조례를 검수하였다. 같은 푸딩 사진은 대표 하나만 남기고, 중요한 원본은 따로 백업한다는 매우 엄숙한 조례였다. 그런데 검수 도중 스마트폰 화면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문서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화면이 스스로 잠금 상태에 들어간 것이었다. 미아는 그것을 보고 창문이 잠깐 눈을 감았냐고 물었다. 제법 정확한 감각이었다.
음성 입력 칙령
오늘 짐은 현대의 서기관 기능을 시험하였다. 손가락으로 작은 글자를 두드리는 대신, 말하면 그대로 적히는 기능이었다. 실로 왕에게 어울리는 문서 체계라 판단하였다. 그러나 첫 문장부터 문제가 생겼다. `짐은 위엄 있는 드래곤`이 `김은 위험 있는 드래곤`으로 기록되었다. 짐은 김이 아니다. 위험한 것도 아니다. 위엄 있는 것이다.
화분 과급수 사건
오늘 짐은 창가의 초록 신민을 살폈다. 작은 허브 화분의 잎이 조금 내려앉아 있었다. 짐은 그것을 피로와 갈증의 표시로 판단하였다. 짐은 물을 주었다. 처음에는 조금이었다. 그러나 위로가 부족해 보였고, 조금은 곧 조금 더가 되었으며, 조금 더는 받침대의 작은 호수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