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iael Comics
카미아엘 일기 · 80화

은빛 구름이 잠든 정거장

화요일 저녁, 거실 소파 위에 리모컨을 두고 잠시 설거지를 하러 다녀온 사이 은휘 인형이 사라졌습니다. 한참을 찾아보니 은휘 인형은 소파 틈새 깊숙한 곳에서 리모컨을 자신의 몸집만 한 큰 방패처럼 꽉 껴안고 있었습니다. 리모컨의 볼록한 버튼들을 '작은 길을 잃은 별들이 모인 문패'라 생각한 미아가, 리모컨 버튼이 눌려 거실 조명이 계속 깜빡거리자 당황한 나머지 냉기 잔량을 살짝 뿜어낸 것입니다. 리모컨의 고무 버튼 사이로 하얀 성에 가루가 내려앉아 있었고, 리모컨은 그만 먹통이 되어 며칠 전 새로 산 건전지 커버를 강제로 열어야 했습니다. 세이라가 은휘 인형을 틈새에서 조심스럽게 구출해 마른 헝겊으로 리모컨의 성에를 닦아내자, 미아는 리모컨을 '밤이 되면 빛이 돌아오는 정거장'이라고 적힌 메모와 함께 다시 제자리로 돌려두었습니다. 새 규칙은 리모컨은 손에 쥐거나 전용 거치대에 보관하기, 소파 틈새에 리모컨 끼워 두지 않기, 은휘 안의 미아가 마우스나 리모컨을 잡고 싶어 하면 세이라의 확인을 먼저 받기입니다. 오늘 남은 것은 틈새 먼지 제거와 리모컨 건전지 접점 닦기 5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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