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미아엘 일기 · 81화
은빛 꼬리의 서툰 붓질
수요일 오전, 작업실 책상 위에 붓펜을 두었는데 은휘가 잉크 통 근처에서 뒹굴고 있었습니다. 미아가 붓펜을 '검은 깃털을 가진 작은 새'로 오해해, 잉크가 묻은 붓 끝으로 책상 위에 동그란 점들을 찍으며 그림을 그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손바닥으로 문지르는 바람에 은휘의 하얀 배에 검은 얼룩이 남았고, 세이라의 서류에도 번진 잉크 자국이 여럿 생겼습니다. 미아는 자신의 꼬리로 검은 얼룩을 지우려 했지만, 오히려 잉크가 더 번져 책상 전체가 검은 구름으로 뒤덮였습니다. 세이라는 황급히 잉크 통을 닫고, 얼룩진 서류는 '예술적 효과'로 치부하며 은휘를 세탁 망에 넣어 조심스럽게 닦아주었습니다. 새 규칙은 잉크가 든 도구는 반드시 뚜껑을 닫고 높은 곳에 보관하기, 미아가 붓을 잡고 싶어 하면 반드시 세이라가 옆에서 붓 끝을 잡고 함께 조절하기입니다. 오늘 남은 것은 서류 재출력과 은휘의 얼룩 제거 노동 15분입니다.
